디템포, 스넥킴_1_Epitaph (Feat. 어수 of MuzeWind)
미처 못 쓴 곡을 남겨둔 채 나온 새벽 두시의 밤
가라앉은 공기와 뜸한 차 고요한 도시의 Vibe
약간 습한 듯 들이마셔 숨
다들 잠들었기에 내겐 의미있는 순간들
말버릇같은 여전히라는 표현이
내 입에 아직 붙어있어 Still = 여전히
어릴 적 상상한 어른이 못 되었어도
아직도 해 가사를 쓰고 뱉는 이 어려운 일
통장의 잔고 혹은 내 아이와 가족
내 명의로 된 무언가 대신 이 노래를 남겨
지나치면 그만인 이 잠시간의 떨림이
누군가의 가슴에 울림으로 남을 수 있다면
때문에 철 들기엔 늦어버린 나이에도 계속해
내 작은 역사가 될 것들을 두꺼운 대리석에
핏기오른 손톱을 감싸쥐며 새긴다
오랜 시간 후 덮인 먼지 아래 드러날 Epitaρh
돌고도는 이정표에
어디로 가는지 물어도
고갤 젓는 태양과
웃음 짓는 달은 쫓고 쫓지
다시 집으로 향하는 길
우리는 잘 알고 있어도
붉게 물든 하늘과
파도 치는 바다로 가야지
새벽 두시 가까이 녹음 후 담배 타임
더 할 체력도 없이 집에가는 차에
반복되는 녹음 파일 질려가는 나의 가사엔
십 몇년의 힙합과 삶이 눌려 담겼다네
서른넷이 된 나도 한 때는 어린아이
어른과 젊음 따위는 생각지 않았던 많은 날
이제서 돌아보니 떠난 청춘과 다가올
행복의 가사를 디템포와 적는다
EP 앨범을 냈고 너무 늦게 대학생이 돼
일과 돈과 사랑 가족 희망사항 너무 많아
벅차 때론 고독함과 너무 많은 책임감
열정보다 의무가 날 누르며 작아진다
아직 작게 흔들리는 마음의 불씨가
바다와 하늘까지 물들어 붉은 빛깔이 되어
가사의 글씨가 돌까지 뚫을 나의 피가
세상을 물드는 꿈을 꾸며 술을 푸고 잠에 들어
돌고도는 이정표에
어디로 가는지 물어도
고갤 젓는 태양과
웃음 짓는 달은 쫓고 쫓지
다시 집으로 향하는 길
우리는 잘 알고 있어도
붉게 물든 하늘과
파도 치는 바다로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