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Turtle

하나, 둘, 셋,
하면 다 같이 밖으로 튀어 나가,
안 잡히려고 늦게 나가 봐야
우릴 기다리는 놈들은 많아
모래 밑에 파묻힌 우린 누가
우릴 노리는 지 알 수 없잖아
이건 목숨 걸린 눈치 게임,
섣불리 나서다간 모두
밥이 되고 말아
방금 알을 까고 나왔지만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알아,
드넓게 펼쳐진, 그리고 일렁이는
영롱하고도 찬란한 바다
그래 세상이 다 그렇지 뭐
근데 이건 진짜 너무하잖아,
마치 세기말 종말 영화 같아,
(모두가 우릴 노리잖아)
까마귀 소리가 들린다,
모두 우릴 노리러 온 걸까?
야 우리 방금 눈 뜨고 걷는 중이다
건드리지 마라 비겁한 X끼들아
이대로 물 한 방울 적시지도 못하고
저 놈들 배를 가득 채우게 될까?
저 바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저 놈들의 눈을 피해갈 수 있을까?
방법은 하나, 쉼 없이 기어가,
그렇지만 저 놈들이
쉽게 알아채지 못하도록 말야
전진에 전진, 저 날카로운
부리로 우리의 몸을 쪼아도 우린
맞서 싸우며 팔다리를 저을거야,
아파도 우린 계속
기어, step forward,
우린 받게 될
거야, 놓지 않으면 희망
누구보다 오래 살
거야, thats our ɾeward
모래판 위 한판승, 패는 바로 죽음
마치 샅바없는 씨름,
멈출 수 없단 강박에
망가져버릴 것만 같은
기분을 떨쳐낸 후
의지에 비례하지 않는 몸을 갖고
저 높은 산을 넘어
바다에 도달하기 전
등 뒤에선 들려,
날 선 바람 소리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바다거북이 튀어 나가,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바다거북이 산을 올라가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저 놈들도 같이 튀어 나와,
(또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바다거북인 포기하지 않아
산다는 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엔
뭘로도 살 수 없을 것만 같아
산을 넘고 구덩이를 빠져 나온
친구들의 앞을 막은 까마귀 하나,
개새끼랑은 말이 통하지 않잖아,
저 놈들도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단 걸 알아,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다면
살기 위해 이리
도망가진 않았을 거야.
내게 죄가 있다면,
그저 태어난 것이
죄일 거라 믿을 테야,
살아나자마자
내가 가진 것은 그저
살고 싶단 욕망 하나,
둘, 셋! 하자마자
팔다리가 찢기는 친구들처럼 난
많은 의문들을 품고
이대로 끝을 내긴 싫어, 발버둥 쳐
Thanks God, 내게
아름다운 바다를 보여줘서
원초적 욕망 앞에 붙일 변명이 생겨
필사적으로 살고 싶어졌어
분명 모든 걸 놔 버릴 수 있지만
그래서 더 욕심이 생기는 건가 봐,
끝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지만
끝을 보는 건
그저 도전 따위가 아냐
문득 바다 속에 들어가도
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싶어,
저 아름다운 곳이 나를 받아줄지
아니라면 그저 한 덩이의 먹이로,
여기보단 낫겠지, 하는 생각은
그저 내 바램뿐인 걸 알아.
막연한 모든 것 앞에 선 나는
그저 장기말로 버려지고 싶진 않아
파도 소리가 커지고
장엄한 모래산을 하나 더 넘고서야
눈 앞에 펼쳐지는 드넓은 바다가
입을 벌려, 저 놈들 마냥
내 앞에 펼쳐진 금색 땅은
우릴 놀리기 위해 빛나는 것 같아,
그래, 그러라지,
우린 꼭 저
바닷속에 뛰어들고 말 거야.
이제 눈 앞에 다가온 바다,
더는 없어, 숨을
곳도, 여긴 사면초가
이제 남은 건 남은 힘을 짜서
파도에 휩쓸려가는 것 뿐야, 외쳐!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그때 들려오는 날 선 바람 소리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바다거북이 튀어 나가,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바다거북이 산을 올라가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저 놈들도 같이 튀어 나와,
(또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바다거북인 포기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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