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이 멈춰버린 밤
차가움이 어른거리는 거리는
죽은 듯이 말이 없고
한낮의 북적거림은 숨은
듯이 사라졌으며,
도시인들의 꿈은 느지막이 해가
짐과 동시에 어둠에 포개졌다
'모두가 날 차가운 사람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늘 겉과 다른 말로 남을
아무렇지 않게 상처란
덫으로 모는 나는
어떤 날은 주체못할 우울함으로
밤을 술로 지새워야 다음날 눈
뜰 수 있을 만큼 꽤나 위험했었지
깨어나 저녁까지 눈은
뜨고 있지만, 전혀
밝지 못한 내 눈앞의 광경들
그것은 죽음보다도 더
두려운 고독이라는,
실로 보이진 않지만, 항상
내 주위를 맴도는 실체다
입체감 없는 사물을 만지듯,
지금 이 순간도 난
무표정으로 미소 지어 보인다
늘 투정으로 일관했던 어린 나
그 작던 여린 맘에,
상처도 많이 받았었던 내가
세월이 지나고 이렇게도 많이 변할
거라 생각했었던 사람들이
대체 몇이나 될까?
삶이란 건 참으로 냉혹해
지금도 내 머릿속은 내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너무도 빼곡해
차라리 지금 내가 바라고 있는 건
아침보단 어쩌면 흐름이 멈춰 버린
Quiet Night
이 밤은 또 내 맘에 보이지 않게
조용히 상처를 남기고 가네
Quiet Night
시간은 곧 새벽인데
깊게 잠든 영혼은
왜 깨지 못하는지?
흐름이 멈춰버린 밤
문뜩 스친 예감은
또 불면에 시달린 나를
쉽게 눈감을 수 없게 해
많은 상념을 어깨에
짊어진 채로 닮은
해답을 얻게 된 너와 나
자신을 투영하는 또 하나의 거울
앞에선 항상 난 고통받나 왜?
뒤처진 자의 꽤 솔직한 자백
허물어진 시간 속에
내 머리는 혼잡해
The Quiet Night
이 밤도 역시나 가련한
표정의 달빛을 눈 가려놔
보이지 않게 가려진
눈앞의 뿌연 안개
난 아직도 아침의
향기를 맡지 못해
차가운 시간이 또다시 멈춰
밤이 내 온몸을
감싼 후 영혼을 훔쳐가니,
적막을 깨지 못한
내 소리 없는 울음
눈 뜨는 그 순간부터 침묵의 시작은
Quiet Night
이 밤은 또 내 맘에 보이지 않게
조용히 상처를 남기고 가네
Quiet Night
시간은 곧 새벽인데
깊게 잠든 영혼은
차가운 밤. 흐름은
멈췄지만, 울음은 계속돼
이봐 널 깨우지 못하게
막는 게 도대체 뭔데?
뿌연 색채로 채색된
내 몸의 체온은
이 밤의 그것과
같아 날 불태우지 못해
침묵 속에서 거울을 뚫어져라 봐
힘없이 허물어진 네
허울을 던져라 말해보지만,
방 한구석에서 메아리칠 뿐
영원히 아침을 맞을 수
없는 슬픈 너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