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비로소 눈이 뒤집힌 채로 열망의 노래를 부르리
처참히 밟힌 자국이 남은 그들이 그랬듯
핑계조차 남지 못한 채로
보이지 않는 침묵을 찾아 나가 계속
스스로 불 끓는 지옥에 들어가겠소
또 한 번 울리는 종소리에 맞춰 춤을 추겠소
내 앞에 넘어진 자들을 일으켜 세워
혹독한 방식으로 잠에서 깨워
그 뒤에 펼쳐질 광경을
아무도 모르게끔 옮겨 담어
한걸음 뒤떨어지는 절벽 밑에서
도리 없는 인간의 본능을 모두에게 보이겠어
신경을 끊은 채로 감각이 사라진 회로
제물로 올린 대체재 그의 입맛을 채우지 못한 재료
나 비로소 내 개체를 찾은 뒤
떠나겠다 말한 후에 사라진다 가뿐히
눈이 멀도록 밝았던 과거의 환영과
욕망과 가깝던 값비싼 화려함
두 시간 모두가 거짓이라면
부디 내가 보는 이들을 태워 재가 되게 하여주소서
그 부서진 잿더미 위에서
광기를 불러일으키며 웃어 이제껏
본 적도 없는 커다란 음은 실제적인
불운과 행복 그 사이 언저리를 걸어
삭제된 장면 심의의 장벽
섭리를 거스르면서까지도 벗긴 가면
도리어 내게 해를 끼칠 때
거만한 표정으로 진실을 주입해
어둡던 경배는 사라져 이성을 되찾았군
세뇌와 굴복에서 느낀 것을 바꿀
거듭된 한숨 위선자의 박수와
그들을 믿고 따른 이들의 걸작품
나 역시 굴복했군 까맣게 사라지던 잿불
그 안에 유일히 남아있던 생물
재주조차 부릴지 모르던 어린 재물
그에겐 어설프고 작은 행운
넘겼던 글자는 실오라기처럼 풀리고
잃었던 기억마저 탄생시키는 지도
그곳에 던져질 운명 앞에 놓인
그 자는 말없이 사라져간다 저 멀리